소나기 - 황순원(黃順元)
해설
1959년 '신태양'에 발표된 단편 소설. 소년 소녀의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사랑을 목가적 배경 속에서 그린 작품. 제목은 배경적 기능과 함께 그 가슴 저린 사랑의 순간적 일 회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그 사랑의 순수함을 강조하거나 비극적인 결말에 애석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름다움의 감정, 소녀의 죽음이 불러일으키는 애잔한 느낌은 모두 독자의 몫이며, 이 소설은 판단 대신 여운으로서 남을 뿐이다.
줄거리
소년은 징검다리에 앉아 물장난을 하는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세수를 하다 말고 물 속에서 조약돌 하나를 집어 "이 바보." 하며 소년에게 돌팔매질을 한 후, 가을 햇빛 아래 갈밭 속으로 사라진다.
다음날 개울가로 나와 보았으나 소녀는 보이지 않는다. 그날부터 소년은 소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에 쌓인다.
어느 토요일, 소년과 소녀가 개울가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소녀가 비단 조개를 소년에게 보이면서 말을 건넨다. 그들은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판을 달려 산밑까지 간다. 가을 꽃을 꺾으며, 송아지를 타고 놀다가 소나기를 만난다. 수숫단 속에 들어가 비를 피한다. 내려오는 길에 물이 불은 도랑을 소년은 소녀를 업고 건넌다. 그 후 소년은 소녀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를 다시 만났을 때, 소녀가 그날 소나기를 맞아 앓았다는 사실과 아직도 앓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때 소녀는 소년에게 분흥 스웨터 앞자락을 보이며 무슨 물이 묻었다고 말한다. 소나기를 만나 소년이 소녀를 업었을 때 묻은 풀물 자국이었다. 그리고 소녀는 아침에 땄다는 대추를 한줌 주며 곧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소년은 덕쇠 할아버지의 호두밭에서 호도를 몰래 따 소녀에게 주리라 마음 먹는다.
소녀네가 이사 가기로 한 전날 저녁, 소년은 자리에 누워 소녀에게 전해 주지 못한 호두를 만지고 있는데 마을에 갔던 아버지가 소녀의 죽음 소식을 어머니에게 전한다. 소녀가 죽을 때 "자기가 입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는 말을 했다는 얘기와 함께.
《소나기》는 1952년 '신문학'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원제는 《소녀》(少女)[1]이다. 시적이고 서정적인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는 황순원의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 중의 하나이다. 대한민국의 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